첫째 신이. 15세 남아
좋아하는 것: 밥, 간식, 몸단장
싫어하는 것: 어린이, 목욕, 병원
약 3개월쯤 되어보이는 아기 고양이였던 시절 빽빽 울면서 사람들을 따라다녀서 구조자 분이 불안한 마음에 구조하였다고 해요.
그리고 저에게 입양되었습니다.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고, 데려오자마자 고양이 사료를 잘 먹어서
녀석은 원래 길에서 살던 고양이가 아닌 사람 손에 길러지다가 버려졌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대체 어떤 사연으로 아기고양이가 길에 버려지게 되었을까요.
그렇게 작은 아기였던 신이가 벌써 열 다섯 살 노묘가 되었네요.
나이를 먹어 움직임이 줄어 걱정하던 차에 기린이와 순이가 오게 돼 같이 노느라 활기찬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이에요.
덩치가 있고, 사진을 찍으면 자칫 맹수같이 보이게 나올 때도 있지만,
정작 신이는 너무나도 순하고 너그러워 동생들에게 어지간한건 양보하는 착한 성격을 가졌어요.
하도 순둥이여서 손님이 오게 되면 강제 접대 모드(?)를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오렌지 냄새를 맡으면 반항은 하지 않아도 표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싫은 내색이 그대로 드러나네요.
그치만 짖궂게 괴롭혀도 할퀴거나 하악질하지 않아요.
우연히 찍은 사진이 웃는 표정같이 찍혀서 신기하네요!
둘째 기린이. 5세 여아
좋아하는 것: 젊은오빠, 놀이, 놀이!!!
싫어하는 것: 청소기, 드라이기, 다이어트, 목욕
세마리의 고양이들 중 가장 접대묘인 기린이! 생후 한 달 좀 넘었을때 길고양이인 어미가 새끼를 지키다 개에게 물려 죽고,
겨우 살아남은 아기고양이들만 구조하게 되었는데요. 그 중 한 녀석이 바로 기린이예요.
아래에 소개할 막내 순이와 한 배 출생으로 구조 당시 원충 감염으로 건강상태가 너무 안좋아
바짝 마른 와중에 팔다리가 유독 길어보여 ‘기린’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네요. 치
료로 병원에 돈을 숱하게 갖다 바친 끝에 다시 건강을 회복하였는데, 글쎄 기운을 되찾으니 어찌나 정신없이 활발하던지!
날다람쥐인지 고양이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답니다.
‘수컷’을 좋아해 남아인 신이를 졸졸 따라다니거나 남자 손님에게 유독 애교를 부리고,
유독 머리가 좋아 스스로 문을 스스로 열고 간식을 훔쳐먹어서 다이어트 시키기가 힘들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을 잘 따르고 장난에도 적극 반응하는 명랑하고 착한 성격을 가졌답니다.
미모 덕분에 사진빨도 잘 받고 카메라에도 크게 아랑곳하지 않아서 어쩌다보니 세마리의 고양이들 중 기린이 사진이 좀 많네요.
기린이는 카메라가 뭔지 본능적으로 파악하는건지 포즈도 표정연기(?)도 무척 다양하고, 시선처리도 능숙한, 타고난 모델묘랍니다.

막내 순이. 5세 여아
좋아하는 것: 관심받기, 쓰담쓰담, 계란노른자, 레이저포인트
싫어하는 것: 모르는 사람, 처음보는 사람, 개, 청소기, 드라이기, 어린이
그리고 막내 순이. 5:5 가름마가 참해서 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도 정작 본디 성격은 하나도 순하지 않다는게 함정이랄까요.
어미 고양이가 개에게 물려 죽고 남은 아기 고양이들을 구조 할 당시, 너무 작고 약해서
기린이를 비롯한 네마리의 다른 녀석들과 같이 태어난 게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였어요.
다 큰지 제법 된 지금도 여전히 7,8개월 정도의 아기같이 작네요.
겁이 하도 많아서 낯선 손님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발소리부터 먼저 듣고 일단 구석에 꼭꼭 숨고 보지만,
일단 마음을 연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필살 애교와 광택이 반지르르하게 도는 몹시 보드라운 털결이 순이만의 자랑이랍니다!
밥 먹을때조차 낯선이의 시선을 마주하며 두리번두리번 긴장을 늦추지 않는 순이.
말 그대로 캣워크네요! 사뿐사뿐~ 어찌나 우아하게 걷는지 발소리도 안 나요.
중성화 수술 이후 과거보다 훨씬 많이 순해져서 이젠 손님 앞에서도 모습을 곧잘 드러냅니다.
뒹구르르 구르는 모습은 손님에게 잘 보여주지 않는데 이 날은 어인 일인지 맘껏 뒹굴거리길래 기회는 지금 뿐이라며 실컷 사진을 찍었습니다.
고양이는 어쩜! 저리도 유연하게 몸을 비틀 수 있을까요~